다시 다음의 예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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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1천(앤티)
B : 콜
B : 콜
C : 콜
D : 3천으로
E(필자) : 콜
F : 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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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상황은 바둑이에선 아주 흔한 모습중 하나이다. 여기서 D는 분명 좋은 카드를 가졌을 것이고, F는 딜러이기 때문에 위치가 좋아 팟을 봤을 것이다.
<이어지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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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콜
B : 아웃
B : 아웃
C : 아웃
D : 콜
E(필자) :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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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A는 분명 츄라이가 좋다는 것이고, D역시도 츄라이가 좋은 것이라는 것이다.물론, 둘 다 아직 메이드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D가 메이드 되었다고 가정해 본다면 F가 1만으로올릴 때 "3만 더"로 나올 것은 분명해 진다.
캇트 타임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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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탑 캇트
D : 탑 캇트
D : 탑 캇트
E(필자) : 탑 캇트
F : 탑 캇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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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탑 상황이므로 다음은 배팅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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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책
D : 책
D : 책
E(필자) : 배팅 3만(Q로 메이드 되었음)
F : 3만에 6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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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상황을 살펴보면 필자의 입장에서는 메이드 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3만을 배팅했다. 하지만 F의 경우에는 그냥 맞받아 친 것인지, 아니면 위치가 좋아 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F의 입장에서는 두 가지 경우 모두, 레이스를 할 수 있다.
A와 D는 곧 아웃 해 버렸다. 메이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는 츄라이가 좋건 그렇지 않건 상관없다. 또 E(필자)의 배팅 3만에도 죽을 것인데 F가 거기에 "6만 더"를 더했기 때문에 숨도 안 쉬고 아웃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필자의 입장에서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F가 3만에 6만 더 하는 순간에 과연 레이스를 할 것인가? 아니면, 죽을 것인가?' 하고 말이다.
왜냐하면, 만약 레이스를 할 경우 F가 맞았다고 한다면 금방 받아치는레이스로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만약이라도 이렇게 되면 필자로써는 대책이 없게 된다. 겨우 Q로 맞아 놓고 큰 레이스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죽자니 조금은 억울했다. 그래서 필자의 입장에서는 할 수 없이 콜만 한다. 이제 팟은 6만으로 올라 있고, 다음 배팅은 12만이 된다. 판이 제법 커진 것이다.
이어서 캇트 타임.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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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필자) : 스테이(Q메이드)
F : 스테이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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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필자의 입장에서는 스테이를 하면서 F가 캇하기를 희망했었다. 그러나 F는 곧장 스테이 굿을 해 버렸다.즉, 메이드 선언인 것이다. 사실, "3만에 6만 더"를 했을 때 앞서 이미 메이드 선언이 된 셈이다.
다시 배팅 타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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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필자): 책
F : 배팅 12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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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상황에서 필자의 책은 당연한 것이다. 왜냐하면, 첫 번째로 F의 레이스에 콜만 했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얼떨떨하게 맞아서이다. 이제 이 게임은 필자의 결정만 남기고 있다. 그리고 아직 저녁이 남아 있기 때문에 여기서 12만을 받으면 마지막에 24만을 더 받아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그러면 곧 죽을 수밖에 없다. F가 이미 레이스로 나왔고, 배팅을 계속해서 올리는 상황에 Q메이드만 가지고 끌려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임은 곧종료된다. 그런데 순간 A가 F에게 질문을 던진다.
"도대체 뭐야... 나는 MBC로 죽었는데...."
"응" 나는 맞았어." 라고 대답하며 F는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카드 한장을 A에게 보여준다. 카드는 K다. 다시 말해 F는 K메이드였던 것이다.
순간, 필자는 열이 끓어 올랐으나 이미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F가 카드를 보여주는 것이 사람 약올리는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이미 F는 E(필자)를 노메이드 스테이로 봤기 때문에 벌어진 상황인 것이다. 또는 F가 필자를 약올리기 위해 일부러 카드를 보여준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F는 메이드 K로 메이드 Q를 이긴 것이다.
사실, 이러한 결과는 좋은 자리에서 배팅을 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F가 아침 캇트 후 필자의 3만 배팅에 대해 콜만 해줬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면 필자는 아마 다음에 스테이를 하고 6만을 배팅 하면서 공격을 계속 했을 것이다. 따라서 마지막에 가서는 12만이 될 게 확실하기 때문에 K메이드로 쫓아가기에는 무리가 된다.
다시 위의 예를 살펴보자.
만약 필자가 F의 "6만 더"에 대해서 레이스를 날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당치 않은 일이다. F는 필자의공격에 "24만 더"로 나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배팅이라는 것 자체가 뒷집이 유리하도록 되어 있기때문이다. 물론 뒷집 F의 카드가 K인줄 알고 있었다면 24만이건 48만이건 상관없이 무조건 레이스를 날렸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 내용을 모르는 상황에서 Q메이드는 뒷집의 레이스에 날아가기 마련이다. 그리고 뒷집의 카드가무엇인지도 상관이 없어진다. K메이드가 아니고 노메이드 K츄라이일 경우라도 괜찮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결과만 가지고는 앞집이 나쁜 카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레이스가 훌륭했다고 할 수 있다.
이래저래 E는 게임에 질 수밖에 없었다.
이래저래 E는 게임에 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이 상황에서도 한 가지다른 길은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레이스 6만을 맞고 나서 캇트를 했었다면'이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메이드를 다시 만들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6만 콜"을 하고 나서 그냥 스테이했던 것은 좀 멍청한 일이었다. 차라리 "12만 더"를 날렸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결국 F가 이길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F는 뒷집이었으므로 어디까지나 레이스 한번은 날릴 수도 있는 법인데, 이때 앞집은 Q메이드이기 때문에 죽게 된다. 따라서 E가 한번 더 레이스를 날린다는 것은 곧 F의 카드가 K라는 것을 알고 난 후의 결과가 된다. 즉, F가 "3만에 6만 더"를 하는 순간, E는 죽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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